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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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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필로스논술학원| 작성일17-02-21 15:27| 조회6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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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민족적 수난을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 주는 하근찬의 대표 단편 〈수난 이대〉 

 

<수난 이대>는 가난한 농촌을 무대로 서민들의 애환과 민족적 비극을 그려내는 데 천착한 우리나라 대표적 단편 작가 하근찬의 소설입니다. 농촌의 삶과 현실을 역사적 상황과 맞물려 문제성을 드러내는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주목 받는 작품입니다. 태평양전쟁 때 징용에 끌려갔다 한쪽 팔을 잃은 아버지 박만도가 육이오전쟁에서 다리를 잃고 돌아오는 아들 진수를 업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 작품은 ‘민족적 수난의 집대성’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으로, 일제 식민지 시대의 고통과 육이오전쟁의 참극을 겪어 나가는 두 세대의 아픔을 동시에 포착하면서 민족적 수난의 역사적 반복성을 의미 있게 함축하고 있습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 책 미리보기

 

일제 강점기 징용을 나가서 비행장을 닦는 노역을 하다 폭격을 당하여 한쪽 팔을 잃은 아버지 박만도는 아들 진수가 살아 돌아온다는 소식에 어깻바람이 날 만큼 신이 납니다. 다른 집 아들들은 전사했다고 통지서가 날아오거나, 아예 죽었는지 살았는지 통 소식이 없는데, 삼대독자인 귀한 아들이 그 무서운 전쟁 통에서도 굳건히 살아서 집에 온다니, 만도는 한두 번 앉아 쉬어야 넘어설 수 있던 용머리재도 단숨에 올라채며 기차역으로 향합니다. 읍내에 나올 때마다 꼭 한 번씩 들르던 단골집 주막도 마다하고, 잠시 장에 들러 아들에게 먹일 고등어 한 손을 삽니다. 기적 소리가 들리고 대합실 밖으로 사람들이 밀려 나오지만, 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때 만도 뒤에서 “아부지!” 하고 부르는 아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나 그토록 꿈에 그리던 아들은 옛날과 같은 진수가 아니었습니다. 양쪽 겨드랑이에는 지팡이를 끼고 서 있는데다 스쳐가는 바람결에 한쪽 바짓가랑이가 펄럭거립니다. 진수가 한쪽 다리를 잃은 것입니다. “에라이, 이놈아!” 만도는 모지게 한마디 툭 건네고는 성큼성큼 앞장 서 가더니, 주막에 들어가 술 한 사발을 곱빼기로 시킵니다. 술기가 얼근하게 돌고 나서야, 만도는 아들을 불러 앉혀 국수 한 그릇을 먹이고는 주막을 나와 논두렁길을 걷습니다. 이번엔 지팡이를 짚고 앞서가는 아들 뒤에서 팔뚝이 하나밖에 없는 만도가 느릿느릿 따라갑니다. 수류탄 쪼가리에 맞은 다리가 썩어 들어가는 걸 군의관이 잘라 버렸다고 말하는 진수. 

 

“이래 가지고 나 우째 살까 싶습니더.” 

“우째 살긴 뭘 우째 살아. 목숨만 붙어 있으면 다 사는 기다. 그런 소리 하지 마라.”

“…….”

“나 봐라, 팔뚝이 하나 없어도 잘만 안 사나. 남 봄에 좀 덜 좋아서 그렇지, 살기사 와 못 살아.”

“차라리 아부지같이 팔이 하나 없는 편이 낫겠어예. 다리가 없어 노니 첫째 걸어 댕기기가 불편해서 똑 죽겠심더.”

“야야, 안 그렇다. 걸어 댕기기만 하면 뭐하노. 손을 지대로 놀려야 일이 뜻대로 되지.”

“그럴까예?”

“그렇다니까. 그러니까 집에 앉아서 할 일은 니가 하고, 나댕기메 할 일은 내가 하고, 그라면 안 되겠나, 그제?”

“예.”

 

그러면서 만도는 아들을 향해 지그시 웃어 줍니다. 그런데 외나무다리가 놓여 있는 개천 둑 앞에 이르자, 진수는 걱정이 됩니다. 할 수 없이 바짓가랑이를 걷어 올리는 진수를 내려다보며 만도는 자신의 등어리를 내밉니다. 고등어 묶음은 진수 앞으로 내밀면서. 아들의 하나뿐인 다리를 꼭 안고 아랫배에 힘을 주고 일어나 외나무다리 위를 조심조심 걸어가는 만도와, 황송한 듯 고등어와 지팡이를 든 채 아버지의 굵은 목줄기를 부둥켜안고 업혀 가는 진수. 아직 술기가 남아 있었지만 만도는 용케 몸을 가누며 아들을 업고 외나무다리를 건너갑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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