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추천도서

관촌수필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필로스논술학원| 작성일17-03-10 14:24| 조회545회| 댓글0건

본문

 

+ 책 소개

 

본격적인 근대화, 도시화, 산업화의 길을 걷고 있던 70년대에 씌어져, 저자가 유년 시절을 영위한 농촌 공동체에 대한 그리움과 도시화의 물결에 훼손당하고 있던 농촌 사회의 아픈 세태에 대한 묘사를 통해 역설적으로 당시 우리 사회의 근대적 기획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수행하고 있는 연작소설. 전통적인 유교 사상과 반상 의식에 묻혀 있던 지방 토호가 시대의 변천에 따라 서서히 몰락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여주는 <일락서산>을 시작으로 <화무십일>, <행운유수>, <녹수청산>, <공산토월> 등 5편을 수록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 책 미리보기

 

시골을 다녀오되 성묘가 목적이기는 근년으로 드문 일이었다. 더욱이 양력 정초에 몸소 그런 예모를 찾고 스스로 치름은 낳고 첫 겪음이기도 했다. 물론 귀성 열차를 끊어 앉고부터 '숭헌... 뉘라 양력슬두 슬이라 이른다더냐, 상것들이나 왜놈 세력을 아는 벱여...' 세모가 되면 한두 군데서 들어오던 세찬을 놓고 으레껀 꾸중이시던 할아버지 말씀이 자주 되살아나 마음 하켠이 결리지 않은 바도 아니었지만, 시절이 이러매 신청 연휴를 빌미할 수 밖에 없음을 달리 어쩌랴 하며 견딘 거였다. 그러나 할아버지한테 결례(불효)를 저지르고 있다는 느낌을 나 자신에게까지 속일 수는 없었다. 아주 어려서부터 이렇게 되기까지, 우리 가문을 지킨 모든 선인 조상들의 심상은 오로지 단 한 분, 할아버지 그 분의 인상밖에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 p.7

 

초사흗날, 기중(其中, 그 가운데) 붐비지 않을 듯싶던 열차로 가려 탄 것이 불찰이라 하게 피곤하고도 고달픈 고향길이었다. 한내읍에 닿았을 때는 이미 3시도 겨워(때가 늦어) 머잖아 해거름을 만나게 될 그런 어름이었다. 열차가 한내읍 머리맡이기도 한 갈머리〔冠村部落〕 모퉁이를 돌아설 즈음엔 차창에 빗방울까지 그어지고 있었다. 예년에 없던 푹한(퍽 따뜻한) 날씨기에 눈을 비로 뿌리던 모양이었다. 겨울비를 맞으며 고향을 찾아보기도 난생 처음인 데다 정 두고 떠났던 옛 산천들을 돌아보이자, 나는 설레이기 시작한 가슴을 부접할(의지할) 길이 없었다. --- p.33

 

세월은 지난 것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새로 이룬 것을 보여줄 뿐이다. 나는 날로 새로워진 것을 볼 때마다 내가 그만큼 낡아졌음을 터득하고 때로는 서글퍼하기도 했으나 무엇이 얼마만큼 변했는가는 크게 여기지 않는다. 무엇이 왜 안변했는가를 알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 p.295

 

[출처 : 알라딘]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이용약관

사업자명 : (주)에스티엘    지번주소 : 대구광역시 수성구 만촌 3동 1040-9, 13층  도로명주소 : 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
2598, 13층 필로스논술학원 사업자등록번호: 502-86-25312 학원등록번호:4958  상담문의 : (초,중등) 053-745-1054
Copyright © 2013 PHILOS. All rights reserved